일기장

미국 식료품 마트에서 이런 것도 판다

질긴고기 2022. 1. 27. 00:48

미국의 식료품 마트

한국의 이마트처럼 식료품 파는 마트가 미국에도 당연히 있다. 없을 수가 없지. 미국인들은 뭐 먹고살라고... 보통은 월마트가 좀 대표적인 느낌이다. 월마트. 한국에 월마트 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월마트는 약간 저렴한 느낌의 외국계 백화점이었다. 보통 위로 3층 아래로 3층 만들어서 지하 1층이나 1층은 식료품을 팔고, 2층 3층으로 올라갈수록 잡다한 걸 팔던 것으로 기억한다. 냄비며 옷 등등. 물론 지하는 지하주차장의 용도.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세로로 세울 수밖에 없다. 땅이 좁잖아. 그렇지만 미국은 한국이 위로 쌓고 아래로 뚫어가며 세로로 세운 것을 1층 땅에 세운다. 주차장? 그냥 1층 맨 땅에 아스팔트 부어서 주차장 만든다. 땅이 큰 멋있는 동네다. 물론 3층에 지어야 할 분량을 1층에 그냥 세워버리니 미국 월마트 들어가면 걷다가 시간 다 간다. 아, 물론 미국 땅에 세워진 모든 월마트가 전부 식료품과 잡화를 같이 파는 것은 아니다. 식료품만 판매하는 라이트 버전 월마트가 따로 있다.

 

나는 월마트는 잘 안 간다. 여태 월마트에 대해 설명해놓고 정작 나는 다른 마트를 간다. 식료품 가게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단계가 있다. 한국에도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 같은 트레이더스 조나 홀푸드 같은 식료품 가게는 고급에 속한다. 아니 그래 봤자 식료품 가게가 거기서 거기지 싶은데, 여기는 "나 유기농으로 길렀어요~"하는 느낌이 아주 팍팍 든다. 오가닉 어쩌고 하는 자연주의적 자연친화적 상품들이 즐비한데 싸구려 플라스틱으로 대충 감아져 있는, 공장에서 콸콸 쏟아진듯한 공산품과는 거리가 그래도 좀 있어 보이는 오가닉 스타일의 고급스러움이 있다. 유학생활 당시 아는 분들 중에서는 이런 오가닉 마트만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음식만큼은 잘 먹어야 한다며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양질의 식료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지조였다. 뭐... 그것도 돈이 받쳐주니까 가능했던 거겠지. 여하튼 나는 월마트도 잘 안 갔지만 오가닉 마트도 잘 안 갔다. 고급지고 좋은데 비싸 부담돼.

 

그럼 어딜 다녔냐. 저기 중간단계인 마트들이 있다 스탑앤샵이나 퍼블릭스 같은 마트들이다. 여기도 들여오는 식료품의 질이 나쁘진 않다. 그렇지만 대놓고 나 오가닉 제품이에요~의 느낌은 아니고. 어찌 보면 좀 인종차별적일 수 있는 발언이긴 한데, (아니 계층 차별적 발언이려나) 예를 들어 한 지역에 월마트, 퍼블릭스, 트레이더스 조가 함께 있다면 월마트에는 라틴계 사람들일 압도적으로 많다. 반대로 다른 두 개의 마트에는 백인이 압도적이다. 물론 미국은 주마다 환경이 다르고 문화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순 없지만 적어도 내가 살던 동네는 그랬다. 라틴계와 백인이 각각의 마트에서 이렇게 압도적이면 아시안은 어디에 많냐고? 물론 아시안 마켓이 많다. (......) 아니 애초에 아시안은 어느 쪽에 많다고 규정짓기 힘들다. 절대 인구가 적은데 무슨. 아 참고로 요새는 아시안 마켓에 온갖 인종들이 다 많다. 한국인이 세운 한인 마트든, 중국인이 세운 중국 마트든 보통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의 물건들을 다 다룬다. 어떤 나라 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은가에서 좀 차이가 날 뿐.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피자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피자

각설하고, 미국 마켓엔 이런 냉동식품들이 잘 되어있다. 나처럼 요리의 ㅇ자도 모르고 심지어 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는 유학생인데 나 같은 이들에겐 정말 신이 내려준 음식이 아닐 수 없다. 맛? 맛도 어느 정도 괜찮다. 물론 당신이 미슐랭 감별사 급의 미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냥 식재료 사서 만들어 먹어라. 냉동식품한테 뭘 바라니. 저 피자는 1인분 피자인데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금방 해동되어서 먹을 수 있다. 회사 다닐 때 점심으로 종종 해결하곤 했다. 아니면 집에서 야식으로.

 

한국 잡채가 미국에 상륙했다.
한국 잡채가 미국에 상륙했다.

요새야 한국이라는 나라를 미국에서도 어느정도 인식하고 있는 시대라 그렇지 내가 유학 왔을 당시만 하더라도 미국에 있어 한국은 North? South? 의 질문을 유발하는 나라였다. 아시안푸드라곤 일본식 데리야끼 뭐시기와 인도 커리가 전부였는데 어느새 잡채가 번듯이 자리를 잡다니. 잡채 말고 불고기도 있다. 요새는 신라면 너구리도 들여놓는다. 진짜 비싸다. 한 봉지당 3천 원 했던가? 김치도 판다. 맛은 김치가 아니지만. 참고로 여기 아시안 마켓 아니다. 미국 마켓이다. 냉동식품 쇼핑을 하던 중 발견했고 반가워서 사진으로 남겼다. 내가 막 다 감계가 무량하고 난리다. 물론 난 저걸 사 먹지 않았다. 아시안 마켓 가면 냉동 아니고 생으로 무쳐서 파는 반찬가게 코너가 따로 있다. 거기가 솔직히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