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표지판 무시하지 말아야 함.
한국에서 운전할 때 난 솔직히 정지 표지판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신호등이 존재하기에 애매한 주택가 골목 같은 곳에서도 한 번도 못 봤음... 양보 표지판은 봤어도. 그런데 미국에서는 진짜 웬만한 주택 골목가 삼거리 이상이면 무조건 저 표지판이 존재한다. 골목이 끝나는 지점이나, 길이 여러 갈래로 갈리는 교차지점엔 무조건 있다고 보면 된다.
운전자는 무조건 저 표지판 내용대로 멈춰줘야 한다. 단순히 속도를 스윽 줄이고 멈추는 척 하다가 가는 습관 들이지 말고 그냥 멍청하게 바보같이 아무도 안 보더라도 정직하게 정지선 앞에서 한번 끽- 서 주고 다시 엑셀 밟아서 출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저 스탑 싸인은 미국에서는 진짜 신호등만큼의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대~충 융통성 있게 길에 차도 없고 사람도 없으면 그냥 갑시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다면 위험하다. 진짜다. 여기는 땅이 넓어서 그런지 cctv도 존재하지만 잘 없고 대신 경찰차가 직접 풀 숲에 숨어있다가 적발한다. 움직이는 cctv다. 이거 하나 안 지켰다고 딱지 떼고 벌금 물고 벌점 받고 법원 가서 판사한테 잔소리 먹으면 이게 무슨 낭패란 말인가. 진짜다. 경험자의 말이니 제발 믿어달라. (.......)
미국의 노란색 스쿨버스에도 정지 표지판이 달려있다. 참고로 노란색 스쿨버스 저거... 이름은 블루 버드 비전 (Blue Bird Vision)이다. 차량에 파란색이라곤 하나도 없지만 저 버스 제작 회사 이름이 블루 버드이기 때문에. (....) 하여튼 저건 장식이나 경고용이 아니고 진짜 작동하는 표지판이다. 움직이는 간이 신호등이라고 보면 된다. 이 차가 내 앞에 있거나 마주보는 길에 달리고 있다면 진짜 정신 바짝 차려서 운전해야 한다. (이 차가 내 뒤에 있다면 괜찮다.) 얘가 위 사진처럼 서서 스탑 싸인 날개는 쫙 펼치면 무조건 서야 한다. 얘가 정지 표지판 날개를 펼치며 정차하려 할 때, 얘를 추월하려 한다던가 하는 한국식의 운전을 그대로 했다가는 운전기사가 빵빵거리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것은 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재수 없으면 경찰한테 연행당한다. 추월을 하려면 진짜 저 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할 때 그때 미리 하시길. 맞은편에서 달리고 있어도 예외가 아니다. 내 앞에서 달려오다가 저 버스가 날개를 펼치고 섰으면 나는 도로 한복판이어도 서야 한다. 난 중앙선 밖에 있는 반대 방향 차선에서 달리고 있는데도 서야 함? ㅇㅇ 댓츠 롸잇. 서야 함. 안 서면 당신은 운전 법규 위반임. 진짜다 이건. 주의해야 한다 저 정지 표지판. 출퇴근 시간 때와 도로를 혹시라도 스쿨버스랑 공유하게 되면 이런 짜증 대 참사가 벌어진다.
다시 길거리 표지판으로 돌아와서, 그냥 stop도 있지만 오늘 얘기할 것은 위 사진처럼 스탑 표시 밑에 써있는 all way라는 문구이다. 왜냐면 저게 쓰여 있으면 빡세게 눈치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 밑에 n-way라고 쓰여 있으면 삼거리 사거리 등 모든 차선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인데, 즉 먼저 와서 정지선에 선 놈이 먼저 출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거다. 뭐... 이거 외에도 둘 다 똑같이 섰을 때라든지, 한 차는 직진인데 다른 한 차는 좌/우회전이라든지 하는 상황 등등에 따른 규칙도 있지만 운전하면서 이거 다 외워서 하는 사람 손? (....) 차선에 먼저 선 차들이 누군지 잘 따져보고 슬금슬금 움직이면 된다. 정 헷갈리면 슬금슬금 움직이다가 가장 늦게 서서 차들 다 보내고 내가 가면 젤 속 편하다. 한 번은 출근길에 길을 잘못 들어가지고 저 스탑 싸인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삼거리에서 그냥 막 직진한 적이 있었다. 사람들도 차들도 없는 한적한 동네에서도 저 스탑 싸인만 보면 차 자체를 한번 세워 주고 출발하는 습관을 들였는데도 그랬다. (맹세코 진짜 못 봤다 스탑 싸인 옆으로 지나쳐 갈 때까지) 스탑 싸인을 뒤늦게 발견하고 내가 식겁해하고 있는 그때, 마주 오던 차가 나를 보고 눈으로 입으로 아주 쌍욕을 한 사발 퍼붓더라. 와... 다른 표지판도 잘 지켜야 하지만 진짜 저 스탑 싸인은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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