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Stop sign을 본다면 무조건 일단 서세요.

질긴고기 2022. 2. 5. 00:00

이 표지판 무시하지 말아야 함.


출처 : https://pasadenaweekly.com/people-who-do-not-stop-at-stop-signs-far-outnumber-those-who-do/
출처 : https://pasadenaweekly.com/people-who-do-not-stop-at-stop-signs-far-outnumber-those-who-do/

한국에서 운전할 때 난 솔직히 정지 표지판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신호등이 존재하기에 애매한 주택가 골목 같은 곳에서도 한 번도 못 봤음... 양보 표지판은 봤어도. 그런데 미국에서는 진짜 웬만한 주택 골목가 삼거리 이상이면 무조건 저 표지판이 존재한다. 골목이 끝나는 지점이나, 길이 여러 갈래로 갈리는 교차지점엔 무조건 있다고 보면 된다.

 

운전자는 무조건 저 표지판 내용대로 멈춰줘야 한다. 단순히 속도를 스윽 줄이고 멈추는 척 하다가 가는 습관 들이지 말고 그냥 멍청하게 바보같이 아무도 안 보더라도 정직하게 정지선 앞에서 한번 끽- 서 주고 다시 엑셀 밟아서 출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저 스탑 싸인은 미국에서는 진짜 신호등만큼의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대~충 융통성 있게 길에 차도 없고 사람도 없으면 그냥 갑시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다면 위험하다. 진짜다. 여기는 땅이 넓어서 그런지 cctv도 존재하지만 잘 없고 대신 경찰차가 직접 풀 숲에 숨어있다가 적발한다. 움직이는 cctv다. 이거 하나 안 지켰다고 딱지 떼고 벌금 물고 벌점 받고 법원 가서 판사한테 잔소리 먹으면 이게 무슨 낭패란 말인가. 진짜다. 경험자의 말이니 제발 믿어달라. (.......)

 

출처 : https://www.augustachronicle.com/story/news/local/columbia-county-news-times/2015/02/04/drivers-must-stop-for-school-buses/14179833007/
출처 : https://www.augustachronicle.com/story/news/local/columbia-county-news-times/2015/02/04/drivers-must-stop-for-school-buses/14179833007/

미국의 노란색 스쿨버스에도 정지 표지판이 달려있다. 참고로 노란색 스쿨버스 저거... 이름은 블루 버드 비전 (Blue Bird Vision)이다. 차량에 파란색이라곤 하나도 없지만 저 버스 제작 회사 이름이 블루 버드이기 때문에. (....) 하여튼 저건 장식이나 경고용이 아니고 진짜 작동하는 표지판이다. 움직이는 간이 신호등이라고 보면 된다. 이 차가 내 앞에 있거나 마주보는 길에 달리고 있다면 진짜 정신 바짝 차려서 운전해야 한다. (이 차가 내 뒤에 있다면 괜찮다.) 얘가 위 사진처럼 서서 스탑 싸인 날개는 쫙 펼치면 무조건 서야 한다. 얘가 정지 표지판 날개를 펼치며 정차하려 할 때, 얘를 추월하려 한다던가 하는 한국식의 운전을 그대로 했다가는 운전기사가 빵빵거리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것은 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재수 없으면 경찰한테 연행당한다. 추월을 하려면 진짜 저 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할 때 그때 미리 하시길. 맞은편에서 달리고 있어도 예외가 아니다. 내 앞에서 달려오다가 저 버스가 날개를 펼치고 섰으면 나는 도로 한복판이어도 서야 한다. 난 중앙선 밖에 있는 반대 방향 차선에서 달리고 있는데도 서야 함? ㅇㅇ 댓츠 롸잇. 서야 함. 안 서면 당신은 운전 법규 위반임. 진짜다 이건. 주의해야 한다 저 정지 표지판. 출퇴근 시간 때와 도로를 혹시라도 스쿨버스랑 공유하게 되면 이런 짜증 대 참사가 벌어진다.

 

출처 : https://free3d.com/3d-model/stop-sign-collection-8632.html
출처 : https://free3d.com/3d-model/stop-sign-collection-8632.html

다시 길거리 표지판으로 돌아와서, 그냥 stop도 있지만 오늘 얘기할 것은 위 사진처럼 스탑 표시 밑에 써있는 all way라는 문구이다. 왜냐면 저게 쓰여 있으면 빡세게 눈치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 밑에 n-way라고 쓰여 있으면 삼거리 사거리 등 모든 차선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뜻인데, 즉 먼저 와서 정지선에 선 놈이 먼저 출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거다. 뭐... 이거 외에도 둘 다 똑같이 섰을 때라든지, 한 차는 직진인데 다른 한 차는 좌/우회전이라든지 하는 상황 등등에 따른 규칙도 있지만 운전하면서 이거 다 외워서 하는 사람 손? (....) 차선에 먼저 선 차들이 누군지 잘 따져보고 슬금슬금 움직이면 된다. 정 헷갈리면 슬금슬금 움직이다가 가장 늦게 서서 차들 다 보내고 내가 가면 젤 속 편하다. 한 번은 출근길에 길을 잘못 들어가지고 저 스탑 싸인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삼거리에서 그냥 막 직진한 적이 있었다. 사람들도 차들도 없는 한적한 동네에서도 저 스탑 싸인만 보면 차 자체를 한번 세워 주고 출발하는 습관을 들였는데도 그랬다. (맹세코 진짜 못 봤다 스탑 싸인 옆으로 지나쳐 갈 때까지) 스탑 싸인을 뒤늦게 발견하고 내가 식겁해하고 있는 그때, 마주 오던 차가 나를 보고 눈으로 입으로 아주 쌍욕을 한 사발 퍼붓더라. 와... 다른 표지판도 잘 지켜야 하지만 진짜 저 스탑 싸인은 조심합시다.